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네덜란드의 두 번째 WBC 도전이 모두 끝났다.

네덜란드 야구대표팀은 16일(한국시간) 마이애미 돌핀스타디움에서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2조 패자부활전에서 미국에 3-9로 패했다.

베네수엘라전을 포함해 2연패를 기록한 네덜란드는 미국전을 끝으로 모든 대회 일정을 마쳤다.

우승을 노리는 도미니카공화국, 푸에르토리코 등과 함께 예선 D조에 속한 네덜란드에게 대회 시작 전 파나마와 함께 3,4위를 다툴 것이라는 예상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첫 경기부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 대회 약체 파나마전 승리 외에는 내세울 것이 없었던 네덜란드가 강호 도미니카를 잡아낸 것이다.

네덜란드는 8일 산후안에서 열린 예선 첫 경기에서 강호 도미니카를 3-2로 제압했다. 노장 시드니 폰슨을 위주로 한 투수진은 메이저리그 올스타급으로 평가받던 도미니카 타선을 2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를 안겼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미니카의 부진을 이변의 원인으로 생각했지만 네덜란드는 불과 3일 뒤 세간의 평가를 완전히 뒤집었다. 11일 열린 패자부활전에서 도미니카와 또 다시 만난 네덜란드는 연장 접전 끝에 2-1의 역전승을 거뒀다.

11회초 먼저 1점을 내주며 무너지는 듯 했지만 시카고 컵스의 마무리 후보인 카를로스 마몰을 상대로 2점을 뽑아내는 저력을 과시하며 2라운드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네덜란드에 2연패한 도미니카는 단순한 통과 의례로만 생각했던 1라운드에서 탈락하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고 네덜란드를 얕봤던 사람들은 그제야 그들의 기량을 인정했다.

도미니카를 제압한 네덜란드는 2라운드에서 베네수엘라와 미국에 패해 준결승 진출의 꿈을 이루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네덜란드 감독과 선수들은 이번 대회 성적에 크게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로드 델모니코 감독은 미국전이 끝난 후 WBC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아무도 우리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유니폼 앞에 새겨진 네덜란드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될 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을지 보여줬다"고 작은 기적을 일궈낸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번 대회에서 포수로 맹활약한 시드니 데종은 "우리는 매우 좋은 한 주를 보냈다"고 운을 뗀 뒤, "모두들 우리가 1라운드에서 탈락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국 해냈다. 우리 경기가 끝난 것은 매우 아쉽지만 좋은 게임을 펼쳤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비록 미국의 벽에 막혀 4강 진출은 무산됐지만 8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보여준 그들의 행보는 야구팬들의 기억 속에 오랜 기간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권혁진기자    hjkwon@newsis.com

Posted by yellowsubmarine

2009/03/17 08:19 2009/03/17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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