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한국 대표팀 감독이 이곳 외국 기자들을 또 한 번 놀라게 했다.
김인식 감독은 미국 애리조나 훈련부터 2라운드가 열리는 샌디에이고에 도착해서 두 가지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멕시코전을 앞두고 한국이 1라운드서 일본을 1-0으로 이긴 비결을 캐물었다.
일본과의 첫 경기에서 2-14, 7회 콜드게임으로 대패한 한국 투수진이 이틀 뒤 재대결에서는 일본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은 것을 놀라워한 것이다.
또 외신 기자들은 김 감독에게 '한국은 파워를 앞세운 롱볼보다는 스몰볼을 지향하는 것 같다'며 스몰볼에 대해 많이 질문했다.
김 감독은 "야구가 세세한 면도 있고 파워도 있으면 다 좋을 것이다"라고 운을 뗀 뒤 "매 순간, 상황마다 작전은 다르다. 어쩌다 홈런이 나올 수도 있고 번트와 도루를 지시할 수 도 있다"고 대답했다
김 감독의 말처럼 한국은 16일 멕시코 전에서 메이저리그 10승 투수를 상대로 예상밖의 홈런 3방을 터뜨렸다. 한국의 WBC 한 경기 최다 홈런이다. 반면 멕시코는 홈런 한 방도 터뜨리지 못했다. 스몰볼을 질문했던 외신 기자들이 머쓱해 질 만한 경기였다.
김 감독은 이날 다양하게 작전을 구사했다. 6회 선두타자 이대호가 중전 안타로 출루하자 발 빠른 이택근을 대주자로 내보냈다. 이어 이범호에게 희생 번트를 지시했다가 2구째 번트 파울이 되자 3구째 번트 자세에서 강공으로 돌렸다.
이범호는 번트 수비를 하던 상대 3루수 호르헤 칸투의 키를 원바운드로 넘기는 좌전 안타를 만들어 냈다.
5회 홈런을 쳤던 고영민은 7회 기습번트를 시도해 살아나가면서 대량 득점의 물꼬를 텄다. 이 밖에도 허를 찌르는 더블 스틸 등 멕시코 전에는 다양한 작전들이 척척 들어 맞았다.
샌디에이고=한용섭 기자
Posted by yellowsubmarine